큰 병 한번 없이 건강한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 매일 건강 관리하고 몸에 좋은 것만 먹으며 적극적으로 신경을 쓰지만 젊을 때부터 암에 걸리거나 심근경색증 등이 발병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노쇠하지 않도록 신체와 두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리한 절제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의사로서 솔직한 의견입니다. 물론 간 손상이 올 정도로 술을 마신다든지, 몸에 해를 끼치는 것을 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항상 ‘절제해야 하는데…’라며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며, 지나치게 금욕적일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지금의 의료 기술로는 유전에 의한 질병을 이길 수 없습니다. 부모가 치매라면 자녀들도 치매가 될 가능성이 높고, 암의 경우에는 ‘암가계’라는 표현까지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 중에는 유전도 이길 수 있다는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_24쪽에서

지금까지 고령화로 매년 2만 명 정도씩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보면 실질적으로는 사망자 수 감소가 3만 명인 셈입니다. 저도 의사로서 근무하며 겪은 일이지만 병원에서 신형 코로나 감염증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령자가 진료를 받지 않고 정밀 검사(CT나 MRI 등) 받는 사람도 격감해 이러다가 ‘사망자가 증가하는 건 아닐까’라는 우려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무래도 지금까지 우리들이 생각했던 ‘고령자에게 열심히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라는 “상식”은 맞지 않는 듯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고령자에 대한 약물의 적정 사용법을 밝히기 위한 대규모 조사…
_45쪽에서

현재 60대는 아직까지 활동에 큰 문제가 없고 연금 지급이 개시될 때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정년 후에 ‘제2의 취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년퇴직 후 재취업 시에는 원래 다니던 직장보다 나은 조건으로 고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게다가 가뜩이나 전두엽 위축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당혹스러운 일을 당하게 될 새로운 환경으로 뛰어들기 때문에 상당히 고생스럽습니다. “고전적인 정신분석”에 따르면 우울병의 최대 원인은 ‘대상의 상실’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잃었을 때 사람은 심리적 불안으로 우울병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회사 안에 술 한잔 같이할 상대나 함께 마작 놀이할 상대조차 없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한편 “현대의 정신분석”에 따르면 ‘자기애 상실’이 가장 정신 건강에 안 좋다고 합니다. 이는 자기애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 자기애를 채워주고 있던 대상을 상실하여 불쾌하고 화가 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_65쪽에서

반면 70대 우울병은 건강 측면이나 외관상으로나 이전의 나이대에서는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개인차에 기인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70대가 되면 해당 인구의 10%가 치매가 되지만 나머지 90%는 여전히 뇌 기능에 문제가 없어,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명암이 이전과는 달리 극명하게 구분됩니다. 이렇게 명백한 대조는 70대가 ‘노력하면 아직은 비교적 활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경계선에 있기 때문으로 체력이나 외모, 사회적 지위 등 여러 가지 측면에 의해 나타나게 됩니다. 가령 70대들이 동창회 같은 모임에 가게 되면 모두 같은 나이인데도 한눈에 ‘어라?’하고 놀랄 정도의 개인차가 겉모습에서부터 나타납니다. 또한 입사 동기인데도 아직 현역으로 팔팔하게 회사 사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퇴직 후에 ‘무직’ 상태가 되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70대라는 시기는 ‘나도 노화에 맞서고 싶다’ ‘이대로 늙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더이상 바랄 수 없다는 생각에 빠진 사람도….
_83쪽에서

중년, 고령의 경우 다소 체중이 나가도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은 통계적으로도 명백하기 때문에 과격한 다이어트로 치닫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더욱이 70대가 된 사람이 ‘좀 살찐 것 같으니 건강 유지를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라며 불안해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오히려 영양 부족 때문에 허약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학자나 관료들과는 달리 현장의 의사들 사이에서는 널리 인식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도쿄의사회”도 공식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허약 예방의 중요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고령기 BMI는 중년기 이전과 달리 조금 높은 편이 영양 상태 및 총사망률의 통계상으로도 좀더 좋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대사증후군 대책〉을 따를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잘 먹고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허약 예방〉으로 생각을 바꾸어 봅시다.” 고령자는 대사증후군을 걱정하기보다는 허약 예방을 생각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_10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