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을 파악
공통 체험의 수준에 맞춰서 설명한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글자 크기를 조금만 더 크게!’라고 부탁했는데, 글자 크기가 전혀 커지지 않았거나 ‘이번 제안서는 평소보다 양을 좀 많게!’라고 부탁했는데, 전혀 많아지지 않았던 적 말이다. 언어에 대한 해석이 항상 상대방과 일치할 수는 없다. 완벽하게 일치하려면 하나에서 열까지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매번 그러려면 지치고 만다. 가령 자료를 작성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이다.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 사이즈는 세로 19.5cm, 가로 25.4cm로,
장수는 25~30장으로 해주세요. 출력한 자료를 스테이플러로 찍을 때는 왼쪽 구석에서 2cm 정도 떨어진 곳에…’라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데 바삐 일하다 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설명은 부족해도 탈이고 자세해도 탈이다. 적절히 안배하기란 참 어렵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에서 선을 그어야 할까? 정답은 ‘공통 체험을 기준으로 선을 긋는다.’ 예를 들어 당신은 ‘클라우드형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듣고 뭔지 알겠는가? 나는 어떤 것인지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혹은 클라우딩을 사용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과거에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자 크기를 작게’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요구 사항이 잘 전달되지만 함께 일했던 적이 없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회사라서 전달이 잘된다’, ‘동종 업계라서 전달이 잘된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통 체험이 있어야 잘 전달되고 공통 체험이 없으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설명이란 알기 쉽게 해명(解明)하는 것
누구에게 해명할 것인가? 바로 ‘상대방’
상대방에 따라서 전달 방법을 바꾼다

갑작스럽지만 질문을 하나 하겠다. 인터넷 검색창에 ‘결론부터 말한다’를 치면 몇 건의 기사가 검색될 것 같은가? 정답은 약 1,000만 건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게 된다’가 약 600만 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법’이 약 400만 건이 나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론부터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결론부터 명확하게 말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는 것이 정말로 좋은 설명 방법일까? 상사에게 ‘지난번에 부탁한 자료는 다 되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다 되었습니다’ 또는 ‘아직입니다’라고 결론부터 말할 필요가 있다. 매출 달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현재는 ◯◯입니다’라고 결론부터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부하 직원에게 갑자기 ‘내일부터 오후 3시에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떻겠는가? 갑자기 이런 말을 듣는다면 곤란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결론보다는 그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 듣고 싶을 것이다. 즉 설명 방법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습성이 있다. 그것이 본성이다. 불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많이 저장하면 정작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류는 설명할 때 무엇부터 시작할까? 일단 일류는 상대방의 머릿속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매출 달성 상황, 비즈니스 상담 결과, 의뢰한 일의 진척 상황 등… ‘예, 아니오’가 확실한 것은 결론부터 듣고 싶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전제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은 결론보다는 세부 사항부터 듣고 싶을 것이다. 평소에 ‘결론은?’이 입버릇인 사람에게는 결론부터 말하고, ‘근거는?’이 입버릇인 사람에게는 근거부터 제시하고 그다음에 결론을 말한다.

상대방의 요구를 듣는 것은 정화와 같은 행위
이와 반대로 듣지 않는 것은 봉쇄하는 행위
일류는 항상 상대방의 존재가 먼저(base)다

어서티브(assertive)하게 설명한다. 어서티브란 자신의 의견을 무리하게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솔직하게 자기주장을 펴는 것을 말한다. 일단 상대방의 요구를 자세하게 듣는다. “내일까지 완성해야 하는군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서두를 수밖에 없지요.” 그런 후에 자신의 주장을 편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가능하다면 어떡해서든 하고 싶지만 내일까지 스케줄이 꽉 차서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만일 대안이 있다면… “내일까지는 어렵지만 다음 주 월요일까지라면 가능합니다”라고 말한다. 고객에게 억지에 가까운 불만을 들은 경우에는 ‘규약이 그렇게 정해져 있다’라고 말하면 고객은 ‘당신하고는 이야기가 안 통한다. 더 높은 사람을 데려오라’고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정론을 들이대면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스타트 포지션(start position), 즉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일단 두 가지 ‘시선’을 준비한다. 첫 번째는 상대방의 시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시선이다. 처음에는 관심을 끌기 위해 상대방의 시선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대화 주제로 삼는다. 그런 후에 마음을 다듬어서 자신의 시선에서 자신의 주장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린다. 이렇게 하면 카타르시스 효과가 나타난다. 카타르시스란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화(淨化)’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쌓인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변화를 통해서 설명을 재미있게 만든다
이것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평소에 나누는 대화에서도 ‘이 사람은 설명을 참 잘한다’라고 느껴지는 상대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관람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보러 가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반면에 ‘그런 영화구나’ 하고 아무런 감흥 없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1분 정도로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개 프레젠테이션도 잘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 잡는 방법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설명은 못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 방법만 알면 간단하다. 예전부터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는 것이 있다. 당신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일본 무악에는 ‘조하큐(序破急, 느림 가속 결말)’라는 것이 있고 영화 극본에는 ‘영웅의 여정’이라는 이론이 있다. 영웅이 위기에 처했다가 대역전을 펼치는 구성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초반에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헉!’, ‘뭐야?’, ‘말도 안 돼!’, ‘저래도 괜찮아?’ 등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착화 장치가 된다. 해피엔딩은 사건이 일어났기에 재미있는 것이다. 2017년에 대히트를 친 〈기적: 그날의 소비토〉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 GreeeeN라는 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이 영화를 예로 들어 보겠다. “혹시 GreeeeN라는 밴드 알아? 그 밴드의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야. 형제가 밴드를 하는데 아버지가 반대를 심하게 하지. 게다가 동생은 치과대학에 붙은 상태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들키면 안 되는 거야. 그래서 형제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 (여기서 사건이 일어난다) 전대미문의 얼굴 없는 밴드로 데뷔를 한 거야. 그랬더니 그때부터 기적이 일어나는데….”
이런 식으로 도중에 사건을 언급한다. 그러면 듣는 사람의 몰입도는 단숨에 높아진다.